이동국 |
‘국가대표’ 이동국(34·전북)의 시대는 끝난걸까. ‘라이언킹’ 이동국의 브라질행 꿈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이동국이 ‘홍명보호 1기’에 승선하지 못한다. 이동국은 다음달 20일부터 열리는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인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예비 엔트리 40명에 빠졌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26일 “기술위원회가 선정한 40인 예비명단에 이동국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예비 명단은 지난 19일 홍 감독을 유력 후보로 추천한 첫 기술위원회에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 감독의 첫 국제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 25일 취임 인터뷰에서 “예비 엔트리 40명 명단이 이미 제출됐고 그 안에서 선수를 활용할 뿐 추가 발탁은 없다”고 못박았다.
홍 감독은 40인 엔트리를 검토한 뒤 다음달 10일께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40인 엔트리 선정에는 기술위원회와 홍 감독의 사전 교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의 한 기술위원은 이에 대한 질문에 “홍 감독의 선택을 존중할 뿐이다. 더이상 답변은 곤란하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동국이 ‘홍명보호 1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향후 대표팀에 다시 뽑힐 지도 미지수다. 당연히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도 불투명해졌다. A매치 99경기에 출전중인 이동국의 국가대표 출전 시계추도 센추리 클럽 가입 앞에서 멈춰섰다.
이동국은 최강희 전 감독 체제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치른 A매치 14경기 가운데 13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부동의 공격수로 뛰었다. 하지만 올해 치른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전부터 8차전 이란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대표팀 공격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가 중요한 일전에서 골을 넣지 못하자 숙명처럼 축구팬들의 질타도 커졌다.
홍명보 감독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동국이 지금 대표팀에서 논란을 얻은 것은 알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수 장단점을 얘기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국 발탁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홍 감독의 그동안 팀 운영을 봤을때 베테랑 이동국을 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파와 J리그 선수들로만 한정한 40인의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에도 이동국이 이름을 올리지 못한 데 대한 후폭풍도 예상된다. K리그 클래식과 J리그 무대에서 이동국만큼 검증된 실력의 공격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최종예선이 끝나고 곧바로 열린 이날 K리그 클래식 수원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논스톱 터닝슛과 오른발 슛으로 시즌 6·7호골을 잇달아 터뜨렸다.
이동국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홍 감독님이 전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는 말을 했기에 K리그에서 열심히 뛰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5월 자메이카전에서 19세로 A매치에 데뷔해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이동국은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고,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부상으로 쓰러져 본선 기회를 날렸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는 조커로 출전했지만 16강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골 찬스를 놓쳐 아쉬움을 삼켰다.
2014년 6월 이동국은 어디에 있을까. 홍 감독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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